칼럼 · 시사/금융

북한이 해킹으로 세계 3위 비트코인 보유국? 미국의 자기모순이 빚은 희대의 코미디

by bookdu net ·

미국은 늘 말한다. “북한은 악의 축이며, 그들은 암호화폐를 해킹해 불법 자금을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암호화폐를 해킹해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직접적인 표현은 사양하는 편이다. 미국의 역할은 북한이 암호화폐를 해킹해 자금을 모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한국 내 극우파들이 그 소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니까.

BBC(2025.3.10)와 중앙일보(2025.3.17)에 따르면, 북한은 ‘15억 달러 규모의 바이비트 해킹’을 계기로 세계 3위의 비트코인 보유국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이 사실을 전하는 미국은, 암호화폐 거래를 공식 승인한 국가이기도 하다.

즉, 미국은 “북한이 내 지갑을 턴다”고 외치면서도, 동시에 그 지갑을 합법적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인정한 것이다. 이 정도면 금융정책이 아니라 스탠드업 코미디다.

1)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만약 암호화폐가 그렇게나 불안정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수단이라면 미국은 애초에 승인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러나 승인을 했다는 것은 암호화폐가 신뢰 가능한 시스템임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해킹으로 세계 3위 보유국이 되었다”는 주장과 “암호화폐는 제도권에서 안전하게 거래될 수 있다”는 정책은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스스로를 모순 속에 가둔 것인데,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다.

2) ‘해킹 공화국’의 상징적 자리배치

북한은 이제 세계 3위의 비트코인 보유국이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1, 2위는 미국과 영국이다. 그러니까 ‘미국–영국–북한’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셈이다.

게다가 그 돈의 출처가 전부 해킹이라면? 15억 달러를 훔쳐 추적당하지 않고 현금화했다는 얘기인데, 이게 사실이라면 미국 금융당국과 국제 보안기관은 전원 사표를 써야 한다. 아니면, 그간의 ‘해킹 서사’가 정치적 선전용 거짓말이었다는 뜻이 된다. 이미 거짓말이 입증된 것인가?

3) 결국 남는 건 조롱뿐

미국의 제도화 → 불안정한 화폐 시스템을 사실상 공인

북한의 보유량 → 해킹으로 세계 3위 달성이라는 내러티브

지난 수 년 동안 북한이 암호화폐를 해킹했다는 엄청난 뉴스를 보고 있는데, 이상한 게 있다. 털린 놈 인터뷰가 한 개도 없다. 하지만 무뇌충들은 이걸 의심하지 않는다.

결국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뉴스는 금융 뉴스가 아니라 세계 정치 풍자극의 한 장면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이 세계 3위의 비트코인 보유국이 되었다는 주장은 미국의 자기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한쪽에서는 ‘누구나 털 수 있는 불안정한 화폐’라며 위기를 부각시키고, 다른 쪽에서는 ‘안전하고 합법적 투자 자산’이라며 제도권에 편입시켰으니 말이다.

“도대체 어떤 게 거짓말인가? 북한의 해킹설인가, 미국의 금융정책인가?”